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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자격 없는 사람이 권력을 쥐면…

 

[용인신문] 갈릴리 호수 가의 작은 어촌 가버나움에 사는 어부 베드로에게 청년 예수는 먼저 찾아가 이렇게 말한다. “나를 따르라. 내가 너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이에 베드로는 모든 것을 버려두고 따랐다고 성서는 기록한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제자 베드로는 스승 예수보다 장장 10년 이상의 연배였다.

 

가정을 가진 그가 “네 부모를 공경하라”라는 십계명의 율법이 버젓이 살아있는 유대 사회에서 모셔야 할 부모까지 남겨두고 나이 차를 개의치 않고 따를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당시 예수에 대한 평가는 싸늘했다. “보라! 먹기를 탐하고,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으로 세리와 죄인의 친구로다.” 세리 마태의 기록이라 전하는 마태복음 11:19 절이나 의사 누가의 기록이라 전하는 누가복음 7:34 절에 따르면 참 민망하기까지 하다. 완곡히 풀어쓴다면 당시 사람들은 예수를 먹는 것만 밝히고, 술만 퍼 마셔대는 주정뱅이쯤으로 인식했다. 기껏 친구라야 세리와 죄인들이 전부인 그저 그런 정도의 인물이다.

 

예수의 막내 제자 요한의 기록은 더 가관이다. 요한복음 7:15 절의 기록은 이렇다. “유대인들이 기히 여겨 가로되 이 사람은 배우지 아니하였거늘 어떻게 글을 아느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내 말이 아니라 경전의 기록이 그렇다는 말이다. 반면에 예수보다 약 6개월 먼저 태어나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은 인물이 있었으니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라는 미칭을 가진 세례 요한이 그다. 세례 요한의 삶은 깨끗했고, 검소하기까지 했다.

 

성서의 기록에 따르면 먹는 음식이라야 메뚜기와 석청이 전부였다. 금식했으며 또 금욕의 생활을 했다 한다. 그런데 그에게는 치명적 단점이 하나 있다. 너무 현실정치에 깊이 관여했다는 점이다. 궁중 스캔들을 파헤치다가 어이없게 허망한 죽음을 맞는다. 왕이 딴 여자와 하룻밤을 자든 말든 그깟 것이 뭘 대수라고 하나님 나라의 사명을 제쳐두고 목에 핏대를 올린단 말인가. 결국, 그는 목이 잘려 쟁반에 담기는 신세가 된다. 세례 요한이 주는 가르침은 하나다. 자격이 없는 사람이 권력을 쥐면 그 끝이 안 좋을 수도 있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