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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신간> 『취급주의』 - 비밀 고백은 언제나 ‘취급주의’

어디서도 하지 못했던 우리들의 고백 일기장
‘나’를 감춘 후에야 ‘나’ 다운 이야기가 나와
MZ 세대의 싸이월드… 교환일기 감성 눈길

[용인신문]

 

 

누구나 하나쯤은 남들에게 말 못 할 비밀이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만큼은 자유로운 고백이 가능하다. 모두가 익명으로 쓸 수 있는 비밀 일기장이기 때문이다. 바로 MZ 세대의 감성을 모아 놓은 화제작 ‘취급주의’<( ) 프로젝트/1만원>에 나오는 말이다.

 

“한 여고에 익명의 일기장이 돌아다니면 어떨까?”라는 질문에서 ‘취급주의’는 시작됐다. 이 책은 학교에서 일기장을 발견한 사람들이 자신의 고백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지만, 모든 고백은 철저하게 익명으로 씌여야 한다. 자신을 감춰야 비로소 가장 자신다워진다는 것이 그들의 ‘고백’ 철칙이기 때문이다.

 

풋풋한 첫사랑부터 금지된 사랑, 동경, 꿈과 현실, 죽음에 이르기까지 총 7가지의 고백들이 1993년부터 시작돼 연도별로 수록되어 있다. 어떤 고백은 설레지만, 어떤 고백은 묵직하다. 그럼에도 ‘모두 털어놓고 싶다’는 마음으로 글을 썼을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누군가에게 마음을 털어놓기가 어려워진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면을 기피하게 되면서 사람과의 관계가 멀어졌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자신의 마음을 감추기에 급급한 현대 사회에서 필요한 건 진실된 마음이 아닐까?

 

‘( ) 프로젝트’ 천경은 편집장은 “나의 감정과 고백을 달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나 자신 뿐이라는 말처럼 자신의 고백을 적어보며 나에게 조금 더 솔직해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모두 5명의 MZ 세대 저자(천경은 류슬기 손유빈 이진선 하수정)가 참여한 『취급주의』는 독립출판사 <‘( )프로젝트’>의 첫 번째 신간으로 (빈 괄호)는 공백을 무(無)의 증거가 아닌 존재의 가능성으로 보겠다는 의미를 담아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와 실용음악과 재학생이 모여 설립했다.  <김종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