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몸

2024.03.11 09:46:59

 

용인신문 | 여행을 다녀오면 내가 얼마나 많은 물건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고작 옷 몇 벌과 수저 젓가락이면 어디서든 살 수 있는데. 내가 가진 것은 왜 이리 많고, 여전히 많이 가지고 싶어 하는지.

 

짐을 싸보면 신기하게도 일주일 치 짐과 한 달 치 짐은 크게 다르지 않다. 어느 정도 크기 이상으로 커지지 않는다.

 

배낭의 크기가 욕심의 크기라는 말이 있다. 매번 꼭 필요한 것만 챙겨가야지! 다짐을 하고 짐을 싸지만 직접 메고 걸으면 그 무게에 허덕인다. 욕심을 부려 챙긴 작은 스피커와 예쁜 원피스는 한두 번 겨우 꺼낸다.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과 실제로 필요한 것 사이의 간극을 느끼고 돌아온다.

 

그렇게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돌아왔다가 다시 모든 것을 가지고 싶어질 때가 오면 떠날 때가 된 것이다.

장진하 기자 yonginnews@yonginilbo.com
Copyright @2009 용인신문사 Corp.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용인신문ⓒ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지삼로 590번길(CMC빌딩 307호) |사업자등록번호 : 135-81-21348 등록일자 : 1992년 12월 3일 | 발행인/편집인 : 김종경 | 대표전화 : 031-336-3133 | 팩스 : 031-336-3132 등록번호:경기,아51360 | 등록연월일:2016년 2월 12일 | 제호:용인신문 | 청소년보호책임자:박기현 | ISSN : 2636-0152 Copyright ⓒ 2009 용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yongin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