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알면 사랑할 수밖에 없다

2023.09.04 10:03:02

 

[용인신문] 야! 여기 봐 게가 있어!! 물 빠진 갯벌에서 바닷게를 만났다. 게는 자기 집을 만들고 있었다. 제 몸 하나 들어갈 만한 구멍을 팠다. 집게발로 모래를 샥샥 모아 가지고 나와서 구덩이 밖에 쌓는다. 한참을 관찰했다.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님은 생명을 들여다보며 “무언가를 알면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았다고 한다. 도시에 살며 생물이라곤 개미와 거미 그리고 강아지밖에 보지 못하는 나는 그만큼 다른 무언가를 사랑할 기회를 잃은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과 노래를 틀고 손을 잡고 걸었다. 발에 감기는 갯벌은 부드럽고 물컹했다. 어디는 차갑고 어디는 따듯했다. 뻘에 생긴 물길이 마치 강 같아서 우리가 거인이 된 것 같았다. 빨간 달이 떠오르고 있었다.

용인신문 기자 news@yonginilbo.com
Copyright @2009 용인신문사 Corp.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용인신문ⓒ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지삼로 590번길(CMC빌딩 307호) |사업자등록번호 : 135-81-21348 등록일자 : 1992년 12월 3일 | 발행인/편집인 : 김종경 | 대표전화 : 031-336-3133 | 팩스 : 031-336-3132 등록번호:경기,아51360 | 등록연월일:2016년 2월 12일 | 제호:용인신문 | 청소년보호책임자:박기현 | ISSN : 2636-0152 Copyright ⓒ 2009 용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yongin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