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기나무
황학주
돌이 두두룩하게 밀고 올라온 땅의 울혈 위로
수도승의 외침 같은
떨기나무의 메마름이 꽂혀 있다
말라버린 웅덩이가 괴로운 짐승처럼
옆으로 가 누워서 눈을 감는다
황학주는 1954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1987년 시집 『사람』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CBS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했다.
「떨기나무」는 시인 자신의 은유로 읽힌다. 땅의 울혈 위로 밀고 올라온 떨기나무는 울혈의 대지에 서 있다는 것으로도 고통일 것이고 말라버린 웅덩이가 괴로운 짐승처럼 떨기나무 옆에 누워 눈을 감는 시인도 고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