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을 붙들고서
노작 홍사용
시냇물이 흐르며 노래하기를
외로운 그림자 물에 뜬 마른 잎
나그네 근심이 끝이 없어서
빨래하는 처녀를 울리었도다
돌아서는 님의 손 잡아다리며
그러지 마셔요 갈 길은 육십리
철없는 이 눈이 물에 어리어
당신의 옷소매를 적시었어요
두고 가는 긴 시름 쥐어틀어서
여기도 내 고향 저기도 내 고향
젖으나 마르나 가느니 설움
혼자 울 오늘 밤도 머지 않구나
노작 홍사용(1900-1947)은 경기도 용인에서 출생했다. 유년기는 화성 동탄의 돌모루에서 성장했다. 동탄 1기 신도시 옆 동산에 노작문학관이 있고 손택수 관장이 부임하면서 홍사용문학전집을 발간하고 체계 있게 운영하고 있다. 「흐르는 물을 붙들고서」는 민요풍의 연가다. 빨래하는 처녀를 울린 남자고 돌아서는 옷소매를 잡아다녀 물에 적신 여자고 혼자 울 오늘 밤이 시름인 연인이다. 즉물적인 요즘 세태와는 다른 연애다.